사상 처음으로 한 · 미 외교 ·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의'가 어제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렸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태영 국방부 장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한 · 미 동맹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양국 공동성명에도 직 · 간접적으로 언급됐지만 6 · 25 발발 60주년을 맞아 한 · 미동맹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의 국무 · 국방장관이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날아와 회의에 참석한 것이나 비무장지대(DMZ)와 용산 전쟁기념관 방문, 미 최대 항모 조지 워싱턴호의 부산항 입항 등은 모두 이번 회의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특히 후텐마 기지 이전 논란으로 미 · 일 동맹이 이완된 상황인 만큼 동북아에서 한 · 미동맹의 의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새로운 한 · 미 관계를 바탕으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성과다. 양국은 "대한민국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이나 적대행위를 삼가라"며 "어떠한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서도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한 · 미 동맹은 선언적 의미를 넘어 현실적 동력을 지닌 강력한 안보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북측에 명백히 보여준 셈이다.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진정한 의지와 인권개선을 촉구(促求)한 부분 역시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측은 천안함 사태 후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진정한 자세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 대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천안함 문제의 유엔 회부와 한 · 미 연합훈련에 과민 반응하고 있는 중국의 태도는 앞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 정세와 관련, 우리로서는 유념하지 않으면 안될 부분으로 보인다. 지역안보 패권을 둘러싼 미 · 중 간의 신경전이 새로운 긴장 국면을 만들 가능성도 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