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야영객 사망 사고 당시의 2배
군남댐 방류 조절로 하류지역 피해 `全無'

북측이 황강댐 방류 가능성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고 나서 18일 밤부터 약 이틀간 1억t 이상의 물을 흘려보낸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황강댐 저수량(3억t 추정)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고, 작년 9월 미리 알리지 않고 물을 보내 임진강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북측이 방류한 것으로 알려진 5천400만t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북한지역의 강수량과 강우의 댐 유입 현황 등의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지만 군남댐 가동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북측이 황강댐을 통해 방류한 물이 1억t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황강댐에서 보낸 물이 처음 포착된 것은 19일 오전 9~10시께로 임진강 횡산수위국(필승교)에서다.

이곳은 북측에서 흘러오는 물의 양을 육안으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우리 측 관측 지점이다.

임진강 유역에 내린 장맛비로 횡산수위국 수위는 이미 18일 오전 7시께 `주의단계'인 3m를 넘어서 오후 3.5m에 달했으나 자정께 3m로 떨어져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수위가 18일 오후 북측이 방류 가능성을 통보하고 실제 수문을 열어 내려 보낸 물이 19일 오전 차츰 밀려들면서 오전 9시 3.3m로 높아졌고 분당 7~10㎝씩 가파르게 상승해 10시30분께 4m를 초과했다.

황강댐에서 횡산수위국까지의 거리가 46㎞이고 물이 흘러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시간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전날 밤 11~12시께부터 초당 500~1천200t을 방류한 것으로 국토부는 분석했다.

19일 낮 12시께부터 수위 상승 속도가 10분당 2~4㎝로 둔화하기는 했으나 오후 3시10분 5m를 초과하자 군남댐 수문 13개 가운데 7개를 1.5m에서 2.5m로 더 열어 방류량을 초당 1천200t에서 1천700t으로 늘렸다.

같은 날 오후 8~9께 6m로 높아진 수위는 몇 시간째 같은 높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다 마침내 꺾여 자정 5.7m, 20일 오전 5시 4.6m, 오전 9시 4m, 오후 3시 3.5m로 서서히 내려갔다.

북측에서 유입되는 수량도 20일 오전 초당 950t에서 오후 700t으로 줄었고, 군남댐 방류량도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초당 2천400t에 달했으나 이후 1천170t 등으로 점차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1억t은 군남댐 저수량(7천100만t)보다 훨씬 많은 것이지만 유입량에 따라 신축적으로 방류량을 조절해 하류에 전혀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군남댐은 애초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황강댐이 2008년 10월부터 담수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돼 공사기간을 1년6개월 앞당겨 지난달 30일 완공식을 한 뒤 이달 1일부터 가동됐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