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휴대폰 업체인 림(RIM)이 애플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4의 수신감도 저하 문제에 관한 해명 기자회견에서 림의 스마트폰인 블랙베리에도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림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마이크 라자리디스와 짐 발실리에는 "애플이 자기 방어를 위해 우리를 끌어들인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대중의 이해를 왜곡하고 자사 불량에 대한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애플의 고의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 4는 그동안 안테나 수신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왼쪽 테두리에 있는 안테나 부분을 잡으면 수신 신호가 약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잡스 CEO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폰 4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안테나 수신 기능 문제는 비단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업체의 휴대폰에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림 삼성전자 모토로라 노키아 등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 림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라자리디스 CEO는 "아이폰 4의 디자인은 수신 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림은 애플과는 전혀 다른 안테나 디자인을 사용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업체들도 발끈하고 있다. 산제이 자하 모토로라 CEO는 "애플은 솔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키아 측도 "휴대폰을 꽉 쥐게 될 경우 수신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우리는 실제 상황을 고려해 이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휴대폰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