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국 지방정부채의 부도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지방 재정이 악화되고 있으니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이 무리는 아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 미국의 지방채는 Municipal Bond라고 하는데, Munis 혹은 Short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지방정부의 세원을 담보로 발행하는 'General Obligation(이하 GO)'과 지방정부의 수익사업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기초로 발행하는 'Revenue Bond'이다. 'GO'는 원금이나 이자를 통째로 떼일 염려가 크지 않고 발행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지 않다. 그러나 'Revenue Bond'는 사업에서 충분한 이익이 생기지 않을 시에는 이자는 물론이거니와 원금을 반드시 갚아야할 의무도 없다. 쉽게 풀이한다면 채권이 부도가 나더라도 이론상으로 그 책임이 주정부에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 부분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지방 정부채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점이다. 즉, 정부채이기 때문에 위험이 '0'으로 보이겠지만 미 지방정부채는 그 종류에 따라 무척 위험한 채권일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방채에 거의 세금이 없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부도의 위험을 투자자가 모두 감당해야하는 조건이라면 그 누구도 그런 채권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이를 지방채의 매력인 것처럼 포장한 후 발행하는 식이다. 결국 미 지방정부채는 부도 위험이 이미 투자자에게 전가되어 있는 채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 지방정부채의 부도위험과 주정부의 부도위험과는 이론적으로 별개라고 봐야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미 지방정부채가 제2 남유럽 사태를 가져올 것이라는 가정은 그리 유의미하지 않다. 위험이 증폭되려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비중이 지방정부채의 비중이 높아야하나 미 전체 채권 시장에서 지방정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8.5%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다, 그마저도 대부분 면세 혜택을 받기 위해 개인과 일반법인이 전체 발행물량의 8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은행들 보유물량은 발행물량의 9.5% 수준이다. 즉, 미국의 전체 채권 물량 대비 지방채에 대한 은행들에 대한 노출도는 고작 0.8% 정도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부도위험이 높아져서 부도가 날 확률도 그리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행이 피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므로 미국의 지방채 문제가 신용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