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팀 골든볼 수상은 처음..스네이더르 실버볼

특별취재팀 = 우루과이를 40년 만에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스트라이커 디에고 포를란(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2일(한국시간) 포를란이 월드컵 취재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의 23.4%를 얻어 득표율 21.8%를 기록한 네덜란드의 중원사령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바이에른 뮌헨)를 제치고 골든볼 수상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스네이더르가 실버볼의 주인공이 됐고 16.9%의 지지를 받은 스페인의 간판 공격수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가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포를란은 조국인 우루과이가 독일과 3-4위전에서 져 4위에 그쳤지만 인상적인 활약으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4위팀에서 골든볼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5골 1도움을 사냥한 포를란은 아쉽게도 득점상인 `아디다스 골든부트'(골든슈)를 5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독일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에게 넘겨줬다.

포를란은 이번 월드컵 3-4위전까지 7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 에딘손 카바니(팔르르모)와 3각편대를 이뤄 우루과이의 공격을 이끌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2008-2009시즌에 득점왕(32골)을 차지했던 포를란은 지난달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려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 3일 가나와 8강전에서는 0-1로 뒤진 후반에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0년 만에 4강에 오르는 데 앞장섰다.

포를란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7일 네덜란드와 준결승에서 0-1로 뒤진 전반 41분 아크 정면에서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우루과이는 접전 끝에 네덜란드에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포를란은 1974년 서독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버지 파블로 포를란(65)을 앞세운 우루과이에 0-2 패배를 안겼던 네덜란드에 설욕하지 못했다.

포를란은 독일과 3-4위전에서도 1-1로 맞선 후반 6분 대포알 같은 중거리슈팅을 골문을 가르고도 2-3 패배를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FIFA 기술연구그룹(TSG)은 탁월한 위치 선정능력과 화려한 개인기, 양발을 이용한 정교하고 강한 슈팅 능력 등 공격수로서 완벽한 기량을 보여준 포를란을 높이 평가해 골든볼 수상자로 확정했다.

한편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골키퍼 올리버 칸(독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프랑스)이 각각 골든볼을 받았으나 포를란의 수상으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호나우두(브라질)에 이어 12년 만에 최전방 공격수로 MVP명맥을 잇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