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휴대폰 제조 자회사인 KT테크가 올해 안에 스마트폰 2종을 내놓기로 했다. 첫 번째 제품은 오는 10월 출시하며 구글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2.2(프로요)' 버전을 탑재한다.

김기철 KT테크 사장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안에 인터넷전화로 활용할 수 있는 전면 터치스크린 휴대폰 한 종을 출시한 뒤 10월에는 우리의 첫 번째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뒤처져 있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곧바로 안드로이드 최신 OS인 2.2 버전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안드로이드 2.2 버전을 담은 제품은 구글의 '넥서스원'이 유일하다.

◆"미술관 같은 스마트폰 내놓을 것"

KT테크는 'O(오)1'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내 두 번째 스마트폰 'O2'도 출시할 계획이다. KT테크가 안드로이드폰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석채 KT 회장이 "안드로이드폰 히트작을 만들라"고 주문했기 때문.주력 스마트폰인 애플 아이폰과 함께 안드로이드폰 제품군을 강화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첫 스마트폰은 디자인과 그래픽 사용자 환경(GUI)을 획기적으로 바꿀 예정이다. 김 사장은 "KT의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등 다양한 앱을 미리 탑재해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디자인 컨셉트는 '갤러리(화랑)'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듯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그는 "휴대폰이지만 휴대폰 같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 볼 것"이라며 "단순하고 직관적인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강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KT테크의 제품이 '네모지고 시커멓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디자인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일부 있었지만 확실히 변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확장과 브랜드 교체 추진

매출 확대를 위해 사업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인터넷전화기,와이브로(초고속 무선인터넷) 모뎀,USIM(범용 가입자 인증 모듈) 등을 생산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애플 아이패드나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과 같은 태블릿PC 개발도 안 할 이유는 없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테크는 앞으로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를 위한 단말기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MVNO는 네트워크를 보유하지 않은 회사가 KT와 같은 통신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일종의 별정통신 사업이다. KT테크는 MVNO와 제휴를 맺고 다양한 단말기를 공급하며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브랜드명 교체도 추진하고 있다. 휴대폰 브랜드로 쓰고 있는 '에버(EVER)'의 이미지가 젊은 세대 쪽에 치우쳐 회사의 외형을 키우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사장은 "KT테크는 과거 KT가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부호분할 다중접속(WCDMA) 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으로 단말기를 공급하기도 했다"며 "단순히 하청업체가 아니라 KT의 스마트폰 제품군을 강화하는 데 주역이 되는 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