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이 참여한 기업 인수 · 합병(M&A)의 감소세가 지속돼 지난 2분기 M&A 총액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기업 정보 조사회사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일본 기업이 사거나 팔린 M&A의 총액은 1조5396억엔(약 20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한 것이다. 분기별 규모로는 2003년 3분기의 1조3524억엔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일본 기업의 M&A는 최근 정점이었던 2005년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그 경향이 지속된 것이다.

올 2분기 중 거래액이 1000억엔을 넘는 대형 기업 매수는 2건에 그쳤다. 이처럼 대형 M&A가 줄어들면서 전체 거래총액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M&A를 통해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일본 기업은 많다"며 "그러나 세계경제 회복세의 둔화로 인수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하락할 위험성을 감안해 결단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식료 등 많은 업종에서 일본 내 시장 재편이 일단락돼 대형 기업 통합이 이뤄지기 어려운 것도 M&A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세계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대형 M&A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M&A 시장 회복도 크게 늦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