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조업체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사진)이 중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멜트 회장은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 기업체 임원 모임에 참석, "중국 정부가 자국에 투자한 해외 기업들의 성공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고 2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해로 중국 진출 25년째인 GE는 지난해 항공기와 의료기기 생산 판매를 통해 중국에서 5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때도 7000만달러의 후원금을 내놓는 등 그동안 중국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이멜트 회장은 대표적인 친중파 기업인으로 알려져왔다.

따라서 그의 '변신'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멜트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향후 추가 투자처로 자원부국인 중동과 아프리카,남미,인도네시아 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중국의 산업 식민지가 되길 원치 않는 나라들"이라고 말해 중국의 자원 쇄국정책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멜트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에 힘들어 하는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의 불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FT는 풀이했다. 일부에선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실시한 풍력발전 터빈과 고속철도 설비 등 대형 국책사업 입찰에서 GE가 번번이 탈락하자 이멜트가 참았던 불만을 떠뜨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멜트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위기관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 경제 회복을 오히려 더디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