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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우리는 죽어서도 잠들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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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전 피흘려 지킨 자유의 가치
    후대서 잊어 역사에 죄짓지 말길
    60년 전 우리는 실로 참담했다. 정부 수립 후 3년도 채 안 된 신생 대한민국에 북한군이 일요일 새벽 소련제 탱크를 앞세운 채 느닷없이 쳐들어왔다. 무방비였던 우리는 맨주먹으로 싸웠다. 붉은 피를 흘리며 자유를 수호했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냈다. 자유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아버지 세대는 온 몸으로 입증한 것이다.

    그 후로 대한민국엔 '자유공원'과 '자유의 다리','자유로(自由路)'가 생겨 자유가 우리의 정체성이 되었음을 만방에 과시했다. 미국에는 '자유의 여신'이 조각상으로 되어 있지만,우리는 목숨을 바쳐 그 '자유의 여신'을 가슴 속 깊이 새긴 것이다.

    학력도 높지 않았고 총기 쓰는 법도 잘 몰랐던 '무지렁이'와 같았던 아버지 세대가 어떻게 조국과 자유를 지켜냈나. 10일 정도 훈련을 받고 곧바로 전선에 배치되었던 이등병들,펜과 책을 버리고 총과 칼을 들었던 학도병들,어린 나이임에도 나라의 부름에 응했던 소년병들,고지에서 싸우고 있는 장병들에게 목숨을 걸고 탄약과 식량을 날랐던 지게부대,그들이야말로 60년 전 한결같이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던 '자유의 수호자들'이었고 대한민국의 진정한 시민들이었다.

    이 점에서 그들은 오귀스트 로댕이 조각한 '칼레의 시민'을 닮았다. 이 '칼레의 시민'에는 700년 전 영국의 침략에 맞서 칼레시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자 했던 6인의 처참한 고통과 고뇌가 그려져 있는데,영웅이면서도 고통에 겨워하고 있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어 감동적이다.

    6 · 25 때 자유를 위해 분투한 아버지 호국세대가 '칼레의 시민'처럼 마지막 순간 하늘과 땅,바다에서,그리고 고지와 들판에서 마주했을 고통의 심연을 생각하면 살아있는 우리가 죽어간 그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왜 그들에게 사랑하는 부모와 아내,자녀가 없었겠는가.

    '살아있는 자의 슬픔'을 절감하고 있는 유족들은 아직도 많다. 하지만 조국을 위해 흔연히 그들과 이별함으로써 그들에게 '단장(斷腸)의 아픔'을 남겨주면서도 이 땅을 '노예의 땅'이 아닌 '자유의 땅'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6 · 25 때 꽃잎처럼 스러져간 그들이 자신들이 지키던 조국의 산하에 누워 과연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여기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한 캐나다 군인이 전쟁터에서 쓴 '플랑드르 들판에서(In Flanders Fields)'라는 시구가 떠오른다. "우리는 죽은 자. 며칠 전까지 우리는 살아 있었고 새벽을 느꼈으며 석양을 보았네. 사랑했었고 사랑도 받았는데, 지금 우리는 누워 있네. 플랑드르 들판에. 그대들에게 전해 주지 못한 횃불, 이제 그대들이 들어야 하네. 혹여 그대들이 죽은 우리와의 신의를 깬다면,우리는 죽어서도 잠들지 못할 것이네."

    이제 60년 후 아버지 세대가 피 흘려 지키고자 했던 자유의 가치를 우리는 '신의'로 이어받고 완수해나가고 있는가.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어 유감이다.

    얼마 전 북한이 6 · 25 때처럼 기습해 천안함을 폭침시켰다. 그리하여 46인의 용사들을 우리 땅에 묻었는데,우리 공동체는 아직까지 그들과의 신의를 충분히 지키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회는 아직도 민주당의 고집스런 반대로 인해 본회의에서 대북결의안조차 내지 못하고 있고 참여연대는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의문점이 많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6 · 25 때 피 흘려 자유를 지킨 용사들과의 신의를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국회와 참여연대여! 그대들의 불충한 행위로 말미암아 조국의 자유를 위해 분투한 용사들이 잠들고 있지 못함을 알고나 있는가.

    박효종 < 서울대 교수·정치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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