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초보자는 쉽고 전문가엔 파워폰"
"스마트폰이 어렵다고요? 갤럭시S를 써보면 생각이 바뀔 겁니다. "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를 만든 '드림팀' 김병주 무선사업부 디자인그룹 책임(39)과 이민혁 수석(38)은 25일 밝은 얼굴이었다. 국내 판매를 시작한 지난 24일 하루에만 초당 0.6대씩 팔려나가는 진기록이 나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김 책임은 갤럭시S의 사용자환경(UI)을,이 수석은 디자인을 맡았다. 이 수석은 손댄 휴대폰마다 '텐밀리언셀러'에 올라 삼성전자에서 '신의 손'으로 꼽히는 유명인사다.

◆갤럭시S를 말하다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인 갤럭시S는 첫날 공급물량 1만대가 5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소감을 물었다. 김 책임은 "100점 만점에 95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개발에 매달린 지난 1년6개월간 마음고생이 많았다. 이용자들로부터 애플 아이폰에 비해 삼성 휴대폰이 소프트파워가 떨어진다는 소리가 들려와서다. 지독한 평가였지만 성과로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김 책임은 "아침 점심은 새참으로 때우고,저녁은 야참식으로 때우며 하루 종일 갤럭시S에 매달렸다"고 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뭘까. "UI를 설계하면서 초심자를 위한 쉬운 스마트폰,기능면에서는 전문가도 만족하는 파워폰을 목표로 했다"고 소개했다.

김 책임이 갤럭시S 대기화면 하단에 보이는 전화,주소록, 메시지 아이콘을 내보였다. 이 세개는 갤럭시S 화면에서 항상 보이는 '톱3'.일반인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다. 김 책임은 "궁극적으로는 60~70대 어르신들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대중화하는 것이 갤럭시S의 의도"라고 말했다. 갤럭시S에 들어있는 애플리케이션(앱) 등은 64개.동영상 사용설명서,교보문고 전자책을 볼 수 있는 '교보e북',내비게이션 'T맵',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해 주요 언론사의 뉴스를 볼 수 있는 '온뉴스' 등 생활친화적인 앱들이다. 앱스토어에서 별도로 앱을 내려받는 데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이용자들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숨어있는 디자인

이 수석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디자인 얘기였다. 일반 휴대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이 너무 많았다. 강렬한 색상, 디자인으로 승부를 봤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게다가 갤럭시S는 '괴물폰'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의 사양을 적용해 부담이 컸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삼성 휴대폰의 20년 저력을 담았다'고 할 정도로 강력해진 성능은 '제약이라면 제약'이었다. 이 수석은 그래서 '숨어있는 디자인'을 해보기로 했다. 가능한 한 모든 장식을 제외하고 사용감을 고려한 디자인이 그것이었다. 두께를 9.9㎜로 줄여 세련미를 더했다. 4인치 화면을 적용했지만 기기가 커졌다는 느낌을 없애기 위해 길이를 당초보다 3㎜ 깎았다.

'경쟁사' 얘기를 해봤다. 두 사람은 움찔했다. '삼성은 제품에 철학이 없어서 경쟁사에 뒤진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복장이 터진다고 했다. 김 책임은 "갤럭시S는 누구나 쓰기 쉬운 휴대폰을 만들겠다는 삼성의 철학과 개방성이 장점인 안드로이드의 특징을 잘 조화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