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엄마입니다. 올해부터 예산이 줄어 이용시간을 월 80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더군요. 6월이 되니 시간당 이용비가 올랐고 8월이면 지원금이 끊긴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출산장려를 말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중단하다니 돈 없는 사람은 애도 낳지 말아야 하는 건가요. "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의 게시판(열린발언대)에 게재된 한 엄마의 글이다. 이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3~4건씩 이 같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0세(3개월)~만12세 자녀를 키우는 전국 가구평균 소득 이하 가정 가운데 아동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정부의 지원금은 '가형'(가구평균 소득 50%미만)은 4000원,'나형'(50% 이상~100% 미만)은 1000원이다. 돌보미의 시간당 임금이 5000원이니 가형은 1000원,나형은 40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해 어린이집이 끝난 뒤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과 베이비시터를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의 반응이 좋았다. 지난해에만 총 9만7000여가구가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사업 예산이 지난해 224억원에서 올해 153억원으로 축소되면서 월 이용시간도 종전의 80시간(연간 960시간)에서 올해 40시간(연간 48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가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종래 가형이던 가정이 정부의 지원금이 없는 다형(시간당 5000원)으로 변경되면서 최대 5배 늘었다.

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지만 여가부는 속수무책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예산이 없어 현재로선 손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만 3만5972가구가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 추세라면 올 한 해 동안 지난해보다 47.4%(4만6000가구) 늘어난 14만3000여가구가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여가부가 지난 3월 부랴부랴 예비비 84억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이를 낳으라고 독려하면서 정작 보육 지원은 축소하는 정부의 엇갈린 정책 방향에 당분간 여가부 홈페이지 게시판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엄마들의 호소로 가득할 것 같다.

최진석 사회부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