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을 현장에서 총지휘하고 있는 스탠리 매크리스털 미군 사령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안보팀을 비난했다가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그가 격주간지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 실망을 느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게 화근이었다. 이 잡지는 그가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는 측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발칵 뒤집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 기사를 보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질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판단력이 부족했다"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매크리스털은 십자포화를 맞았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상원의 칼 레빈 군사위원장과 존 매케인 의원 등은 그의 발언과 관련해 "실수했다" "경질밖에 대안이 없다"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안보 분야 참모진에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 "보도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미 사의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해 그를 워싱턴으로 소환한 상태다. 매크리스털의 거취는 23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아프간 · 파키스탄 전황 관련 월례회의에서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