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노후차 세제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중고차 거래물량이 급증했다. 세금 우대를 노려 새 차를 사기 위해 헌 차를 팔려는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은 반대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경매장의 낙찰률이 뛰어오른 것이 증거다.

2009년 61%의 낙찰률을 기록했던 글로비스 경매장의 경우 5월까지 64%의 낙찰률을 보이고 있다. 다소 흠결이 있다 하더라도 물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도매상들이 집중적으로 중고차를 사들였다는 뜻이다.

상반기 경매 출품 차량을 차종별로 살펴보면 대형차가 많았다. 대형차는 5069대가 시장에 나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중형차와 준중형차가 각각 4612대와 3601대로 그 뒤를 이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2571대가 매물로 나왔다. 경차와 소형차는 물량이 대폭 감소했다. 시장에 나온 물량이 각각 1517대와 1424대에 불과했다. 자동차 소유주들이 주로 큰 차를 시장에 내놓았다는 의미다.

시장에서의 인기를 보여주는 낙찰률의 상황은 반대였다. 소형차가 가장 높은 69%를 기록했으며 경차가 68%로 뒤를 이었다.

실속 있는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음을 보여준다. 중형차와 SUV,대형차의 낙찰률은 각각 66%와 65%,64%였다. 준중형차는 60%로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다.

개별 모델로 살펴보면 아반떼가 2413대로 가장 많은 출품대수를 기록했다. 이어 쏘나타와 그랜저가 2302대와 2057대로 2~3위를 차지했다.

2000대가 넘는 출품대수를 기록한 세 모델 중 쏘나타가 66%의 낙찰률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랜저도 65%로 비교적 거래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아반떼의 낙찰률은 61%로 다른 두 모델에 비해 처진다.

거래대수와 상관없이 가장 높은 낙찰률을 기록한 차는 베르나와 프라이드였다. 두 모델의 낙찰률은 74%로 공동 1위에 올랐다. 대형 SUV인 베라크루즈와 경차 마티즈도 없어서 못 판다는 소리가 나오는 69% 낙찰률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현대차의 아반떼와 그랜저 후속 모델,GM대우의 알페온,쌍용차의 코란도C 등 굵직굵직한 신차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상반기 '블루칩'이었던 기아차의 K5도 중고차 시장에 대거 풀릴 전망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이들 신차에 거는 기대는 완성차 업계 못지않다.

신차 판매가 활성화돼야 중고차 공급과 거래가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중고차 시장이 한층 더 활기를 띠기를 기대해본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