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미래형 도시건설 사업의 시장 선점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섰다. 시스코시스템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앞서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SK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밀리언 프로젝트(million project)'를 내세우며 앞서 나선 곳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미국의 시스코사.밀리언 프로젝트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에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한 첨단 도시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은 "중국에서는 정부의 도시화 촉진 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약 3억5000만명이 도시로 이주하게 되고,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 220여개가 탄생하게 된다"고 중국의 미래도시에 대해 전망했다.

◆첨단도시 건설에 앞선 시스코

시스코의 중국 미래도시건설 사업 전략은 투 트랙으로 나뉜다. 스스로 설계하고 건설까지 하는 것과 다른 업체와 제휴를 통해 네트워크 장비를 판매하는 것이다. 시스코는 쓰촨성 청두의 톈푸공업지역에 최첨단 주거 및 산업단지를 올초 착공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각 지역에 미래형 도시 건설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스코 관계자는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장비나 시스템 구성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최상의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이를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엑스포 현장에 첨단 스마트 도시를 선보였다. 교통 제어나 가스 · 전기공급 통제는 물론 어느 병원에 가면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등 실생활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고 주민들간에 공유도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시스코는 제휴를 통해 건설사업을 간접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미국 부동산개발업체인 게일과 손잡고 후난성 창사에 6.8㎢ 규모의 첨단 주거지역을 만들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지능화 도시 건설로 도전하는 SK

한국의 SK도 미래형 도시건설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쓰촨성 청두 시내 3환과 5환 도로 사이의 나대지에 첨단 정보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문화창익구를 건설하는 한편 쓰촨성 진마강 유역에도 미래형 도시를 건설키로 했다. SK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2,3선 도시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예정이어서 도시 건설 분야의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라며 "시스코를 비롯한 외국 업체는 물론 중국 현지 기업들도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또 쓰촨성 진마강 유역의 U시티 건설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SK텔레콤이 중국 건설업체인 중톄공사와 자본금 13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를 지난달 말 설립했다. SK는 도시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고,도시 정부의 통합 운영을 가능케 하며,주민생활 및 산업활동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