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와 결전 앞두고 결연한 출사표

특별취재팀 =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그리고 `솥을 깨뜨리고 돌아올 배를 가라앉힌다'는 각오로 나이지리아와 마지막 승부에서 16강 티켓을 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의 올림피아파크에서 훈련 전 인터뷰를 통해 닷새 앞으로 다가온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대비한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허정무 감독은 전날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1-4 패배를 당한 후 선수들이 침울한 상태였기 때문에 훈련 출발에 앞서 미팅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아르헨티나 패배에 대해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나이지리아와 3차전이 최후의 승부처이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단 미팅에서는 어제 경기에서 잘되고 못된 것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고 추궁하려는 게 아니고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는 작은 실수라도 나오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16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나이지리아의 일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파부침주'라는 한자 성어에 대한 해석을 부탁하자 그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탈 배를 가라앉힐 정도의 결연한 자세로 멋진 승부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그리스-나이지리아 2차전에서 그리스가 2-1로 승리한 것에 대해 "나이지리아는 카이타가 퇴장을 당했지만 야쿠부와 마틴스, 우체 등 공격수들이 뛰어나다.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우리의 공격 루트를 찾아가면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리오넬 메시를 놓친 것에 대해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전반에 실점하지 않으면 메시를 묶으려고 했고 이영표가 적합한 선수였다.

그러나 전반을 1-2로 마친 상황에서 우리 흐름이 좋아 공격을 나가다 보니 뒷문을 열어 놓고 사냥을 한 격이 됐다.

두 번 모두 실점하지 않을 상황이었는 데 우리가 준비 과정에서 짜임새 있고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끈질긴 승부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와 경기를 앞둔 출사표에서 "비기겠다는 생각으로 나가지는 않겠다.

어려운 승부가 되겠지만 끈질기게 가능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그렇다고 뒷문을 열어 놓고 뛰쳐나간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3차전에서 지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비기더라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에 플레이 특징에 대해선 "개인 기량이 뛰어나지만 아르헨티나, 그리스와 다른 면이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기질이 있는 만큼 (카이타) 퇴장 때 봤던 것처럼 상대를 짜증 나게 하는 압박이 필요하다.

마음 놓고 플레이를 하게 놔둬선 안 된다.

수비 때 블록을 형성하지만 강한 압박은 보이지 않는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겠다"며 전략 구상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이지리아와 경기 때 한두 자리 정도는 바뀌겠지만 (기존 선발 라인업에서)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전에 기용하지 않았던 오른쪽 풀백 차두리를 오범석 대신 선발로 출전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