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활약 중인 심판들이 선수들의 손 사용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휘슬을 불지만 오프사이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관된 원칙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골이 잘 터지지 않는 이번 대회에서 오프사이드를 포함한 심판의 오심이 승부에 직결된 경우가 적어도 두 번 이상 나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고의로 손을 사용했다간 여지없이 노란 딱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유럽 예선에서 0-1로 뒤지던 연장 13분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는 손을 써 동점골을 어시스트, 프랑스가 본선 티켓을 따내는 데 결정적인 노릇을 했다.

그러나 당시 주심 마틴 한손은 앙리의 핸들링 반칙을 보지 못했고 '제2의 신의 손' 논란을 불렀다.

한손 심판의 오심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이번 대회에 출장 중인 심판 90명(주심 30명, 부심 60명)은 선수들이 손을 쓰는 것을 유독 유심히 지켜보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 13일 알제리-슬로베니아 경기에서 알제리 공격수 압델카다르 게잘(시에나)은 후반 28분 상대 골문 앞에서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자신의 키를 넘어가자 급한 마음에 손을 대고 말았다.

이미 경고를 받았던 게잘은 두 번째 엘로 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고 수적 우위를 점한 슬로베니아가 1-0으로 이겼다.

이어 벌어진 가나와 세르비아 경기에서도 0-0이던 후반 38분 세르비아 미드필더 즈드라부코 쿠즈마노비치(슈투트가르트)가 페널티 지역에서 급하게 공을 걷어내려다 엉겁결에 손을 대고 말았고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 킥을 허용, 세르비아는 0-1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는 논쟁의 불씨로 남았다.

17일 한국-아르헨티나 경기에서 2-1로 아르헨티나가 앞선 후반 31분,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이 문전에서 밀어넣기로 터뜨린 추가골은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라는 게 중론이다.

15일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비테크(앙카라 구주)가 크로스를 받아 터뜨린 헤딩골도 뉴질랜드 수비진보다 먼저 문전에 들어가 유리한 위치에서 나온 오프사이드 골이었다.

두 경기 모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판정이었다는 점에서 오심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위원회는 아르헨티나가 지난 12일 나이지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기록한 결승골이 오심에 의해 나왔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전반 6분 아르헨티나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가 헤딩골을 넣은 상황에서 동료 왈테르 사무엘(인테르 밀란)이 상대 수비를 붙잡는 반칙을 저질렀으나 심판이 파울을 불지 않았고 그 사이 에인세가 공간에서 골을 터뜨렸다고 결론 내렸다.

이 경기 역시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로 끝났고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에 1-2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서울=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