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47건서 5월 269건으로 급증
진한 화장품, 화려한 옷 등 피해야


최근 계속된 더운 날씨에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서울지역에서도 벌떼 출현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16일 올해 들어 벌떼 관련 119 출동건수가 1∼2월은 11건, 3∼4월은 36건이었으나 5월에는 269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5월 230건, 6월 167건에서 7월 601건, 8월 1천808건, 9월 1천55건으로 연간 출동건수의 82.5%가 7∼9월에 집중됐다.

특히 연도별 출동 건수도 2007년 2천846건에서 2008년 3천165건, 지난해 4천197건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을 전후해 벌떼 출현이 느는 것은 벌의 생리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벌들은 보통 5∼6월 집을 짓고 6∼7월 먹이를 찾아 다닌다.

또 벌은 8월이 되면 벌집 1개에 많게는 3천마리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지면서 공격성도 강해진다.

벌들이 도심에 등장하는 것은 도시 광역화로 변두리의 벌떼 서식처가 파괴된 반면 시내에는 집을 짓거나 먹이를 찾기 쉬운 녹지가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재난본부는 꿀벌, 호박벌은 사람을 먼저 쏘지 않지만 말벌은 매우 공격적이고 한 번 쏘는 독의 양이 일반 벌의 15배에 달하며 꿀벌과 달리 계속 침을 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벌에게 쏘이지 않으려면 향기가 진한 화장품이나 밝고 화려한 옷 등 벌이 꽃으로 착각할 수 있는 차림은 피하고, 공원에서 맨발로 다니지 말고 벌이 모여있을만한 꽃밭 근처에도 오래 머물지 않는게 좋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손이나 신문지 등을 휘두르거나 큰 동작으로 뛰어 도망가서는 안되며,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하고 몸을 낮춘 뒤 벌이 멀리 갈 때까지 기다리는게 안전하다.

벌에 쏘이면 붓고 아프고 가려워지며, 심하면 전신에 두드러기나 붉게 색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벌에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면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빼내고 잘 빠지지 않을 때는 병원에서 조치해야 한다.

얼음물 찜질이나 스테로이드 연고가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지만 말벌에 쏘여 알러지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

벌에 쏘이면 평소 병력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야외활동을 할 때는 해독 작용을 하는 항히스타민제를 지참하는게 도움이 된다.

소방재난본부는 분무형 살충제 등에 불을 붙여 벌집을 없애려다 자칫 대형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119에 구조를 요청하는게 좋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