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이 파격적 요금인하로 승부수를 던졌다. 회사 수익에 적잖은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통신비를 절반가량 낮춰 요금 경쟁력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부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유 · 무선 통신서비스를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메가톤급 국민요금제로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LG텔레콤은 다음 달 사명을 'LG유플러스'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탈 통신' 사업에 나선다.

◆파격적 요금제로 가입자 늘린다

LG텔레콤이 내놓은 '온국민은 요(yo)'는 일종의 정액요금제다. 휴대폰,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인터넷TV(IPTV) 등의 통신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월 요금의 2배가량을 추가 부담없이 쓰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의 요금제다.

예컨대 가족 2명이 휴대폰에 가입하고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IPTV를 함께 쓰는 경우 '둘이yo'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9만원만 내고 16만원어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 달에 16만원어치의 통신비를 쓰면 기존 요금에 비해 44% 저렴하다. 적게 쓰면 쓴 만큼만 낸다. 12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10만원어치만 썼다면 10만원만 내면 된다는 얘기다.

상품 구성도 가입자 마음대로다.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이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고,휴대폰과 초고속인터넷만 묶어 가입해도 된다. 휴대폰 하나당 기본료는 월 1만1900원.요금은 음성이 10초당 18원,문자는 건당 20원이다. 데이터 사용 요금은 매달 1기가바이트(GB)까지는 6000원이고,1GB 초과 시는 1메가바이트(MB)당 50원이다. 업계는 LG텔레콤이 '반전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통신사 껍질 벗겠다"

이 부회장은 올초 취임 일성으로 '탈 통신'을 화두로 제시했다. 다음 달 초에는 그동안 준비해 온 탈 통신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그는 "탈 통신은 통신 사업을 안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통신업계가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형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소비자들이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철저히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개인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통신을 다른 산업에 접목한 컨버전스(융합) 사업도 구상 중이다. 통신 서비스가 의료 관광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과 활발히 접목하고 있는 것처럼 LG텔레콤의 장기적 전략도 이 같은 방향으로 세우고 있다.

◆변신 위해 사명에서 '텔레콤' 없앤다

다음 달 사명을 'LG유플러스'로 바꾸는 이유는 기존 통신사업자 영역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이 부회장의 판단에서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마인드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취임 이후 줄곧 '버림의 미학'을 강조해왔다. 기존 비즈니스 관행에 안주하지 말라는 뜻에서다. 그래서 텔레콤이라는 단어를 사명에서 없애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새 요금제는 회사 이익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국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IT 활용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회사 이익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