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미디어데이 행사를 한 1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헌터스레스트 호텔.

공격수 박주영(모나코)이 "그들이 비싼 몸값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며 당당히 맞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물론 박주영이 말한 그들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등 아르헨티나의 세계적 스타들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몸값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한국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후 8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강력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의 키 플레이어는 단연 메시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인 메시는 지난해 9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클럽 바르셀로나와 2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애초 2014년까지 연봉 800만 유로를 받기로 했던 메시는 재계약으로 2016년까지 매년 950만 유로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환율로는 우리 돈 약 142억 원이지만 계약 당시는 167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몸값이다.

바르셀로나는 다른 구단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할 때 조건 없이 이적을 허용하기로 한 바이아웃 조항에 무려 2억5천만 유로(한화 4천438억원)를 명시했다.

이제는 다른 팀이 메시를 넘보기도 쉽지 않게 됐다는 이야기다.

한국 대표팀 선수 중 최고 연봉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하는 주장 박지성이다.

역시 지난해 9월 맨유와 3년짜리 재계약서에 사인해 2012년 6월30일까지 올드트래포드에 남기로 한 박지성의 연봉은 종전 280만파운드보다 30% 정도 오른 360만파운드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당시는 약 73억원, 지금 환율로는 약 65억원의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메시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메시의 몸값은 아마 양 팀 통틀어 가장 적은 연봉자가 분명한 미드필더 김정우(광주)의 약 1만4천900배에 달한다.

군 복무를 위해 지난해 11월말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김정우는 현재 일병으로 월급 7만9천500원을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95만4천원이다.

김정우는 원소속팀 성남 일화에서는 연봉 4∼5억원을 받았다.

과거에는 국군체육부대 입대 선수들에게도 원소속팀에서 일정 부분의 급여가 지불됐다.

하지만 성남 구단에 따르면 김정우에게 따로 주는 돈은 없다.

아르헨티나에는 메시 말고도 고액 연봉을 받는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들이 넘쳐난다.

2009년 7월 맨유에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의 연봉은 약 700만 파운드로 알려졌다.

2009-2010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7골로 메시(34골)에 이어 득점 2위를 차지한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는 활약과 비교하면 제값을 못 받는 듯한데, 그래도 연봉이 300만 유로다.

그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재계약했다.

프로축구 선수들의 몸값은 공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의 금액들도 현지 언론 등의 추정치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의 축구 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최근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의 가치를 금액으로 매겨놓은 게 있다.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는 역시 메시로 그의 가치는 8천만유로나 된다.

2위는 7천500만유로의 포르투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다.

박지성의 가치는 1150만유로로 평가됐다.

아르헨티나는 전체 선수들의 가치 총액에서 3억4천730만유로로 스페인(6억5천만유로), 잉글랜드(4억4천850만유로), 프랑스(3억6천750만유로), 브라질(3억5천310만유로)에 이어 5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4천435만유로로 32개 본선 참가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몸값만 보더라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의 말처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다.

하지만 허 감독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다'며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박지성도 최근 발간된 자서전에서 "누가 얼마의 연봉을 받는다거나 얼마나 유명한 선수를 보유했느냐보다 얼마나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로 무장돼 있느냐가 강팀을 가르는 기준이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위닝 멘털리티에 대해 "맨유가 어느 팀보다도 의사소통이 잘되고 승패를 떠나 다음 단계를 대비하는 정신적인 준비가 잘돼 있다고 자부한다.

새로운 선수들도 빨리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는 걸 보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우리만의 전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린 이걸 두고 `위닝 멘털리티'라고 부르곤 한다"고 말했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