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가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를 격침시키고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먼저 승리의 `부부젤라'를 울렸다.

가나는 13일(한국시간) 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사모아 기안(렌)이 경기 종료 5분여 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던 가나는 접전이 예상되는 D조에서 난적을 꺾고 가장 먼저 승점 3점을 획득,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바라보게 됐다.

경기 막판까지 팽팽하던 접전이 세르비아 수비수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승부가 갈렸다.

후반 38분 가나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순간 세르비아 미드필드 즈드라부코 쿠즈마노비치(슈투트가르트)는 급하게 공을 걷어내려다 엉겁결에 손을 대고 말았다.

헥터 발다시 주심은 가차없이 핸들링 반칙을 지적하며 페널티킥을 불었고 키커로 나선 기안이 침착하게 왼쪽 그물망을 흔들어 천금 같은 결승점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나 사령탑을 맡은 세르비아 출신의 밀로반 라예바츠 감독이 조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기며 아프리카 대륙에 첫 승을 안기는 순간이었다.

양 팀 선발 라인업이 전원 해외파로 구성된 이날 경기 전반전은 두터운 허리싸움으로 변변한 슛이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양팀 수비진의 집중력이 무뎌지면서 가나와 세르비아가 교대로 득점 기회를 맞았다.

가나는 후반 9분 앙드레 아예우(아를)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완벽한 헤딩 찬스를 잡았으나 빗맞은 공은 왼쪽으로 흐르고 말았다.

6분 뒤에는 세르비아에게도 찬스가 있었다.

세르비아는 마르코 판텔리치(아약스)가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에 202㎝의 장신 스트라이커 니콜라 지기치(발렌시아)가 오른발을 댔으나 빗맞고 말았다.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지기치가 정확하게만 댔다면 영락없이 골을 뽑을 수 있는 찬스였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가나는 세르비아 진영 오른쪽에서 롱 스로인이 올라오자 기안이 솟구쳐 올라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나가는 불안에 머리를 감싸쥐고 말았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균형은 후반 29분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루코비치(우디세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되면서 가나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11-10의 우위로 주도권을 잡은 가나는 끊임없이 세르비아 골문을 공략하다 행운의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이날 원톱으로 맹활약한 기안은 경기 종료 직전에도 절묘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또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골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유럽예선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조 1위로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에 오른 세르비아는 예상치 못한 패배로 탈락위기에 몰렸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