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낮 기온이 30℃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같은 냉방용품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7일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지난주 같은 기간(5월 25∼31일)보다 128% 늘었다.

선풍기 판매도 작년 동기보다 90%, 지난주와 비교해서는 304% 증가했다.

AK 플라자에서도 1∼6일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으며, 지난달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매출이 70% 넘게 뛰어올랐다.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5∼7일 사흘간 선풍기 판매량이 전주 사흘과 비교했을 때 920%나 치솟았고, 에어컨 판매도 860% 늘었다.

7일 하루 인기 검색어로도 '선풍기'가 '월드컵 티셔츠'의 3배에 가까운 2만여 건의 조횟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는 `봄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되다가 갑자기 불볕더위가 찾아온 데 따른 반사 효과로 풀이된다.

이마트 에어컨 바이어 김선혁 과장은 "에어컨 예약 판매 수요가 있는 4월에 기온이 낮아 매출이 좋지 않았는데, 그 때문에 대기하고 있던 고객들이 이번 무더위를 계기로 실제 구매에 나섰다"며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멀티형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외에 여름 의류와 잡화, 먹을거리 등 여름 상품 판매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1∼7일 영패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스포츠의류는 29%. 선글라스는 33% 더 팔렸다.

영패션 브랜드인 핫팬츠와 미니스커트 매출도 50% 늘어났다.

이마트에서는 이 기간에 빙과류, 수박, 맥주, 탄산음료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0%가량 늘었다.

옥션에서는 5∼7일 죽부인, 대자리, 모시 이불 등 여름 침구류 판매가 지난주보다 85% 늘었고, 반소매 티셔츠 등 여름옷도 46% 더 팔렸다.

옥션 의류담당 강봉진 팀장은 "소비 심리는 계절을 앞서가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봄에 봄답지 않은 날씨로 움츠러들었던 계절상품 소비가 이른 더위로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