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북 순창군 가남리에 있는 대상 순창공장.간장 고추장 등 장류 제품을 생산하는 고추장 생산라인에서는 3t짜리 압력밥솥 4대가 '나라미(米)'라고 적힌 국산 쌀을 연방 쪄내고 있었다.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인 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순창,우리쌀 찰고추장'을 만드는 첫 단계 과정이다.

박성칠 대상 사장은 순창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이라며 "올해 수출목표도 작년보다 70%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를 위해 "현재 3000여개인 순창 고추장 일본 판매점을 올해 말까지 1만여개로 늘리고,장류 제품 수출을 해외 교민 중심에서 외국 현지인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상은 이달부터 외국 현지인을 겨냥한 신제품을 본격 선보인다. 우선 미국과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핫소스' 형태의 고추장을 이르면 이달 중 미국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대표적인 웰빙 한식으로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비빔밥 전용 고추장(제품명 '스파이시 칵테일 소스')도 오는 8월께 미국 일본 등에 출시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 제품 개발을 위해 10개월가량 해외 식품업체 및 유통업체들과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고추장 등의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핵산 아스타팜 같은 식품 바이오와 전분당의 해외 판매를 늘려 지난해 1000억원 선이던 수출규모를 올해는 1700여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 사장은 또 "해외에서 인수 · 합병(M&A)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식품시장을 가장 빨리 파고들 수 있는 방법은 현지에 알려진 브랜드를 인수한 뒤 이 브랜드로 다양한 국내외 생산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이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은 국내 식품시장이 성숙단계로 진입,국내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당분간 철저한 수익 경영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치열한 판촉 경쟁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인 고추장 등의 '1+1'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작년보다 87% 늘어난 1000억원이다.

박 사장은 대상의 모토가 '집 아이들에게 자신있게 줄 수 있는 식품을 만들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가 깔려 있어야 해외 시장도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추장에 이어 카레 수프 등으로 우리쌀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순창=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