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나 쉽게 커피 원두를 구할 수 있다. 브랜드 커피숍에 들어가면 갖가지 종류의 원두가 황홀한 향을 뽐내며 진열돼 있다. 원두는 커피열매의 씨앗인 '커피 콩(green bean)'을 '구운(roasting)' 상태를 말한다. 커피나무의 붉은 열매에서 껍질과 열매의 속살을 제거하면 나오는 게 씨앗이다.

커피나무는 남 · 북위 25도 이내 지역에서 성장한다. 연평균 강우량이 1500~2000㎜,기온이 섭씨 20도 정도에서 잘 자란다. 좋은 커피는 해발 8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생산된다. 열대 지방이나 아열대 지방의 더운 나라 중에서도 시원한 고지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커피나무는 식물학상 '천초과'(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 관목이다. 씨앗을 싹틔운 뒤 6~12개월간 온실에서 키운다. 이 묘목을 다시 밭에 심어 4~5년 가꾸면 첫 열매를 거둘 수 있다. 10년 이상 더 자라야 안정적으로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커피나무에는 하얗고 아름다운 커피꽃이 피어난다. 꽃이 피었다 지면 초록빛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익으면서 노란 황금색에서 점점 붉어진다. 방울 토마토처럼 일정 간격을 두고 익어가기 때문에 붉게 익은 것부터 골라 손으로 따낸다.

커피콩은 수백 종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 지방만 하더라도 40여종의 커피나무가 자란다. 현재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는 주요 품종은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리베리카(Liberica) 등 3종이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전체 원두 산출량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아라비카종은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다. 해발 900~2000m 정도의 고지대와 섭씨 15~24도에서 잘 자란다. 병충해에 약한 반면 맛이 우수하다.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향미가 풍부하고 카페인 함유량이 적어 전세계 산출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브라질,콜럼비아,멕시코,에티오피아,인도 등이 주요 생산국이다.

로부스타종은 해발 600m 정도의 저지대에서 재배한다. 병충해에 강하고 빠르게 성장한다. 품질은 약간 떨어져 맛이 쓰고 거칠다. 수확량이 아라비카의 2배를 넘기 때문에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로 주로 이용된다. 전세계 커피 산출량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인도네시아,우간다,콩고,가나,필리핀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

리베리카종은 라이베리아가 원산지다. 뿌리가 깊어 저온이나 병충해에 강하고 100~200m 저지대에서도 적응력이 우수하다. 커피 향기와 맛은 별로 좋지 않다. 전체 커피 산출량의 1%에 못 미쳐 생산국에서 소비되는 정도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