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업을 착수해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있고 자랑스런 일인가. "

LG 창업주 연암(蓮庵) 구인회 회장이 1951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며 꺼낸 얘기다. 연암은 당시 플라스틱 빗 · 칫솔 등을 내놓으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필품조차 구하기 쉽지 않던 국민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혁신과 도전을 강조해온 LG DNA의 출발점과도 같은 일화다. 그로부터 60여년,연암에서 출발한 LG GS LS그룹은 25,26일 각각 경영혁신 포럼을 열고 계열사들의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창업 때부터 강조해온 끊임없는 혁신을 성장의 원천 에너지로 삼기 위해서다.

구본무 LG 회장은 26일 최고경영진 30여명과 임직원 1300명이 참가한 'LG 스킬 올림픽'에서 "혁신리더가 되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혁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혁신 스타일로는 시장의 리더가 될수 없으며 더 높은 창조성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구 회장은 LG 스킬 올림픽이 만들어진 1992년부터 18년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상상을 현실로,마켓리더 LG'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는 LG전자,화학,텔레콤 등 계열사들이 37개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처음으로 LCD(액정표시장치) TV 판매 1위에 오른 사례를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제품 구입전,매장방문,구입후 3단계로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해 현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LG화학은 최고의 명암비를 구현하는 LCD 패널용 감광재를 개발해 매출을 230% 이상 증가시킨 사례를,LG텔레콤은 디지털 광중계기를 개발해 중계기 투자비 및 운영비를 40% 절감한 사례를 공개했다.

허창수 GS회장 "명품이나 경영이나, 마무리가 뛰어나야 한다"

GS는 올해 처음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임원 등 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날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을 열었다. 허창수 회장은 "실행을 기반으로 한 명품경영"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이 있더라도 실행단계에서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명품은 마무리가 뛰어난 것처럼 경영도 실행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실행력을 가장 중요한 경영자원이라고 꼽았다.

허 회장은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도전적인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도전해 보려해도 주변의 분위기가 냉소적이면 실천에 옮기기 쉽지 않다"며 "리더가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영진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있더라도 전략적 방향과 일치하면 더 공격적이고 도전적으로 실행에 나서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럼에서는 GS칼텍스 리테일 샵 건설 등 7개 계열사가 '탄소소재 합작법인의 성공적인 사업화''GS25 월드 베스트 정보시스템 구축''저탄소 그린 콘크리트 양생 공법' 등 녹색성장,고객편의,가치창조 중심의 10개 혁신사례를 발표했다.


구자홍 LS회장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

구자홍 LS 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LS미래원에서 열린 혁신한마당 행사인 'LS I(Innovation)-Fair 2010'에 참석, "미래 성장엔진으로 키우고 있는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S산전,전선,E1 등이 쌓은 스마트그리드,전기자동차,태양광 분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그린 비즈니스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그린 분야에서 한국이 아닌 세계가 깜짝 놀라게 하는데 LS의 G세대인 혁신 리더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혁신의 기운이 조직 내에 넘쳐나도록 임직원 모두가 혁신을 즐기고 혁신의 메신저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Smart,Open,Green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지난 1년간 계열사들이 추진해온 다양한 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구자홍 회장을 비롯해 구자열 전선 회장,

구자엽 산전 회장 등 최고경영진과 혁신팀 임직원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LS전선의 '해양 및 솔루션 사업 성장기반 구축',E1의 '오렌지카드 도입을 통한 고객가치 증대' 등 국내외 10개팀의 혁신사례들이 소개됐다.

김용준/김태훈/조재희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