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구진이 핵자기공명장치(NMR)를 이용해 신약 발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막 단백질 구조를 신속하게 규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전영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팀과 최승현 미국 솔크연구소 교수 팀이 공동 수행했으며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5월2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고자장 NMR와 무세포 단백질 합성(숙주세포가 아니라 시험관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을 이용한 '이중조합 표지기법'을 활용했다. NMR는 분자 내의 수소 질소 탄소 사이의 거리와 각도를 측정해 생체고분자의 구조를 밝혀내는 장치다. 이중조합 표지기법은 탄소 및 질소원자를 질량 수가 높은 원자로 치환하고 아미노산 서열을 조정해 단백질 전체 골격을 규명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사용하면 종전 1년 이상 걸리던 생체막 단백질 구조 연구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체막 단백질은 세포 내 · 외부 간 에너지 대사와 외부 신호 감지,물질 수송 등 세포의 중요한 생리적 메커니즘을 담당하며 현재 시판 중인 약의 절반 이상이 생체막 단백질을 약물 작용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생체막 단백질은 생산과 구조 분석이 어려워 연구가 쉽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대장균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3종의 생체막 단백질 막 관통부위 구조를 8개월 만에 규명했으며 향후 연구기법을 발전시키면 단백질 생산의 3차원 구조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