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술시장에 아시아 컬렉터와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큰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아시아 최대 미술장터인 '홍콩 아트페어'가 오는 27~30일,미술품 경매회사 홍콩크리스티의 '아시아 현대미술'경매가 29~30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국내 경매회사인 K옥션도 대만 경매회사 킹슬리,일본 아시안 아트옥션,싱가포르의 라라사티와 공동으로 29일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아시안 옥션 위크' 경매 행사를 연다. 아시아 미술시장을 주도해 온 홍콩에서 경매회사와 화랑들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선보이기 때문에 미술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명품 그림 2500여점 쏟아질 듯=올해로 3회째를 맞는 홍콩 아트페어에는 스타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제프 쿤스,로이 리히텐스타인,줄리안 오피,아니시 카푸어,패트릭 휴즈,빌 베클리,장샤오강,웨민준,백남준,홍경택,최소영씨 등 국내외 작가 500여명의 작품 2000여점이 선보인다.

미국 가고시안 · 리손 갤러리와 영국 화이트큐브 갤러리,프랑스의 에마뉘엘 페루틴 갤러리,일본의 스카이 더 배스 갤럴리 등 세계적인 화랑 117곳이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갤러리 현대,가나아트갤러리,국제갤러리,학고재화랑,갤러리 인,더 컬럼스갤러리,박여숙화랑,카이스 갤러리,금산갤러리,온& 제이갤러리,표화랑 등 12곳이 참여한다. 근 · 현대 유명 작가와 신예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출품될 예정이어서 컬렉터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경매시장에도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홍콩 크리스티는 29,30일 '아시아 현대미술'경매에 추정가 기준으로 300억원 규모의 작품 317점(중국 175점 · 일본 75점 · 한국 61점 · 인도 5점)을 내놓는다. 쩡판츠 작품이 추정가 10억~15억원으로 최고가에 나오며 일본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도 추정가 5억~6억5000만원에 출품된다. 중국 왕광이 작품'대비판'시리즈(추정가 4억5000만~7억6000만원)와 한국 백남준 작품(3억8000만~6억8000만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한국 작가 강형구,김동유,전광영,황인기,최우람,홍경택,민병헌,김흥수,이용덕씨 등 36명의 작품 61점도 입찰에 나선다. 프리뷰는 26~30일 홍콩컨벤션센터.

'제4회 아시안 옥션 위크'에는 K옥션과 대만의 킹슬리,싱가포르의 라라사티,일본의 아시안 아트 옥션 얼라이언스사가 각각 40점씩 160점을 출품한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추정가 3억5000만~5억원)와 이우환의 '선으로부터'(추정가 1억3000만~1억6000만원) 등이 눈길을 끈다.

◆홍콩 미술시장은 회복 중=국내외 미술계가 홍콩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데다 아시아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미술시장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미술계는 성장성이 높은 홍콩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는 한편 아시아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술품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어 미국 · 유럽 · 아시아 및 화교권 컬렉터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도 한 요인이다.

홍콩의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2007년 7600억원대에서 2008년 9700억원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매년 3~10%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최근 홍콩 미술시장에서 중국 미술과 현대 동아시아 그림 수요가 늘고 있으며 중동 러시아 인도 등 '큰손' 투자자들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