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석가탄신일인 21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인파로 전국 주요 고속도로와 관광지,공항 등이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전국 주요 고속도로와 수도권 간선도로는 이른 아침부터 나들이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21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에만 모두 35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빠져 나갔다. 전국적으로는 올 들어 최대 수준인 410만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로 인해 경부고속도로 상 · 하행선과 중부 · 영동고속도로 하행선은 하루 종일 지체와 정체가 반복됐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의 경우 서서울요금소~서해대교 간 60㎞ 구간에서 정체를 빚기도 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도 이날 이른 아침부터 정체가 시작돼 거북이 운행이 하루종일 계속됐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오전 5시부터 평소 주말보다 많은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량이 급증해 밤 늦은 시간까지 정체가 빚어졌다"며 "연휴기간 내내 고속도로에 교통량이 몰릴 것으로 보고 특별교통소통대책본부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설악산이나 경주 등 주요 여행지의 콘도 등도 여행객들로 북적거렸다. 설악산,경주,단양,제주 등 전국 8곳에 콘도미니엄이 있는 비발디파크의 경우 제주를 제외한 7곳의 4900여개 객실이 꽉 찼으며 21일 예약률도 100%를 기록했다. 강원 횡성 오크밸리(1105실)와 춘천 엘리시안 강촌(220실)도 만실을 이루기는 마찬가지였다.

인천공항 역시 해외나들이를 떠나는 여행객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이날 오전부터 해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체크인 카운터에는 항공티켓 발급과 수하물 위탁을 위해 몰리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출국장에는 평소와 달리 가족 및 부부동반,직장 및 단체모임과 골프백을 들고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면세점 구역 한식당인 '비원'의 장태욱 이사는 "CEO들과 연예인 · 스포츠맨들이 많은 평일과 달리 석가탄신일 전후로는 가족 단위와 직장 모임 및 동호인들이 특히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렬 대한항공 차장은 "인기노선인 상하이,오사카,마닐라,하와이 노선은 이미 만석이고 일본,중국,동남아 노선 예약률도 대부분 90~95% 수준으로 일반 연휴 때보다 15% 이상 승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공항을 이용해 해외로 빠져나간 사람은 모두 5만1500명으로 사흘 연휴 동안 15만여명이 출국할 것으로 집계됐다. 연휴 직전인 20일 공항을 빠져나간 5만여명을 합치면 이번 연휴기간 중 20여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황식/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