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발 재정 위기의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연일 치솟자 금에 투자하는 '금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금 가격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온스당 1195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2일(1237.5달러)에 비하면 다소 하락했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6.55% 오른 가격이다.

금 가격 상승에 따라 금펀드도 테마별 펀드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등 '금메달급'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이라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차원에서 금펀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테마별 펀드 중 수익률 1위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43%로 33개 테마별 펀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몇 달간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IT(정보기술)주에 주로 투자하는 'IT펀드'(11.89%)보다도 수익률이 높았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는 3.73%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해외주식형 펀드는 1.14% 손실을 입었다. 금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6.54%)과 1주일 수익률(3.20%)도 테마별 펀드 중 1위를 차지했다.

개별 펀드 중에선 최근 3개월간 '신한BNPP골드 1A'가 15.48%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IBK골드마이닝A'(12.99%)'블랙록월드골드A'(11.79%)도 10% 넘는 수익률을 냈다. 블랙록월드골드A는 최근 1주일 수익률에서 4.16%로 1위를 차지했다.

◆환위험 헤지는 필수

현재 출시돼 있는 금 관련 펀드는 파생형과 주식형으로 나뉜다. 파생형은 금값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ETF(상장지수펀드)나 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파생형 펀드의 수익률은 금값 추이와 비슷하게 나온다. 주식형은 금을 발굴하거나 채굴,가공,유통,판매하는 회사에 주로 투자한다.

금 펀드의 수익률은 금 시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주식 시황의 영향을 받는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는 "금 시세는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므로 파생형이든 주식형이든 환위험을 헤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 관련 주식 등에 투자할 경우 투자원금과 손익변동분 전체를 헤지해야 하며 금 선물에 투자할 경우에는 증거금과 손익변동분을 헤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금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금값이 최근 들어 많이 오른 점을 들어 고수익을 노리기보다는 분산투자의 한 방편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남유럽발 악재의 영향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위기가 이른 시일 내에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금 가격이 최근 들어 많이 오른 만큼 추가적인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분산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