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매장을 자주 찾는 단골고객 휴대폰으로 동영상 멀티미디어메시지(MMS)를 보냈다. 매장 직원들이 출연해 화장품 브랜드 헤라의 장점을 소개하고 매장에서 펼치는 할인 이벤트 등을 알리는 25초 분량의 영상물이었다. '고객님 사랑합니다'라는 매장 직원들의 안부 인사도 친근감 있게 담았다. 짧은 영상 메시지에 대한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었고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동영상 MMS를 마케팅 수단으로 도입한 것은 지난 4월.서울과 경기 지역에 있는 38개 매장에 적용했다. 그동안 매장에 들러 휴대폰 번호를 등록해둔 고객에게 문자메시지(SMS)로 신상품이나 할인 이벤트 정보 등을 보냈지만 효과가 크지 않고 식상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동영상 MMS 발송대행업체인 엠티즌이 지난 3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동영상 MMS를 본격적으로 기업 마케팅에 활용한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처음이다.

이 회사의 정진경 스페셜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낯익은 매장의 매니저가 직접 안부 인사를 전하고 매장에서 마련한 상품권 증정 행사 등을 알려주기 때문인지 고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고 말했다.

AXA다이렉트 자동차보험도 최근 동영상 MMS를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보험 만기를 불과 2주일 앞둔 1만여명의 고객에게 재가입을 권유하는 광고물을 동영상메시지로 발송한 것.

일부 보안업체들은 신규 고객에게 보안장치 사용법을 알려주는 수단으로 동영상 MMS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고객이 보안카드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동영상으로 사용법을 알려주려는 것.보안장치 오작동으로 인해 보안요원이 출동하는 횟수도 줄어들 것으로 보안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의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는 창구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엠티즌은 기업들의 다양한 정보를 담은 영상물을 실시간으로 고객들에게 다량의 동영상 MMS로 발송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만 기업 전반에 확산되기까지는 비싼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0만 바이트의 동영상 MMS는 문자메시지 1750개와 용량이 맞먹는다. 이통사들이 통신망 부하와 스팸 발송 등을 막기 위해 문자메시지 발송건수를 하루 500건 안팎으로 제한하고 있어 기업이나 개인이 직접 대량으로 메시지를 발송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김재형 엠티즌 대표는 "이통사들이 동영상 전송시스템을 확충하고 있어 기존 문자메시지에 비해 마케팅 효과가 뛰어난 동영상 MMS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