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아프리키아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네덜란드 소년의 신원이 확인됐다.

네덜란드 외무부는 13일 성명을 통해 이번 추락사고의 유일한 생존자가 남부 벨기에 접경 도시인 틸뷔르흐에 사는 9세 소년 루벤 판아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또 루벤의 의료적 상태가 허락하면 네덜란드로 호송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무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현지 언론은 유일한 생존자가 틸뷔르흐에 사는 8세 소년 루벤 판아쉬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나이만 1살 차이가 있었을 뿐 언론이 먼저 그의 신원을 확인한 셈이다.

이 소년의 할머니는 일간 '데 텔레그라프'와 인터뷰에서 "나는 TV를 보지 못했으나 다른 가족이 봤다.

그 아이는 분명히 루벤"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루벤의 부모는 결혼 9주년을 기념해 두 아들을 데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야생 사파리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루벤은 이 사고로 졸지에 부모와 형 엔조(11)를 잃고 고아가 됐다.

공영방송 NOS는 루벤의 삼촌과 숙모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곧 트리폴리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사고 직후 유일한 생존자로 확인된 이 소년은 병원에서 의료진에게 "네덜란드, 네덜란드"라고 말해 네덜란드인 소년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나이와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었다.

루벤은 복합골절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내부 장기는 전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트리폴리 병원의 주치의는 "루벤이 (전날 밤) 깨어났고, 그의 건강 상태는 좋은 편"이라고 리비아 국영TV에 말했다.

루벤이 탔던 아프리키아항공 에어버스 330-200 여객기는 지난 12일 오전 리비아의 트리폴리 공항에 착륙하던 중 추락했으며, 이 사고로 루벤을 제외한 탑승자 103명이 숨졌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