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종자업체인 몬산토가 2위 업체인 듀폰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기업은 원래 화학업체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700억달러(약 79조원)에 이르는 종자 시장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12일 "유전자변형(GM) 기술 사용 문제를 놓고 몬산토와 듀폰이 지난해부터 1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송의 쟁점은 몬산토의 원천기술인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를 듀폰이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라운드업 레디는 미국에서 제초제로 널리 쓰이는 '라운드업'에 작물이 내성이 생기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기술이다.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쓰이는 라운드업의 강한 독성이 작물에까지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콩과 면화의 80%,옥수수의 70%에 라운드업 레디 기술이 들어갔을 정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듀폰은 몬산토가 개발한 이 기술에 자사 GM 기술인 '옵티멈(Optimum) GAT'를 결합한 신제품을 지난해 출시하려고 했다. 이에 몬산토는 듀폰이 라운드업 레디를 활용해 신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특허 침해라며 지난해 5월 세인트루이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올해 1월 듀폰의 신제품 출시를 몬산토가 막을 권한이 있다며 몬산토의 손을 들어줬고,듀폰은 이에 항소해 상급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포천은 전했다.

두 회사 간 특허 소송 맞불은 반독점 문제로까지 번졌다. 미 수사당국은 지난해 듀폰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몬산토가 반(反)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다. 몬산토가 라운드업 레디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몬산토는 라운드업 레디는 자사의 원천기술이라며 특허가 보장돼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라운드업 레디의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2014년 이후에야 듀폰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관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듀폰은 몬산토의 시장 독점을 막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 위해선 라운드업 레디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다른 회사도 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