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묻지마 칼부림'으로 중국 전역이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삶을 비관한 20대 청년이 사형에 처해지기 위해 일부러 무고한 주민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 경찰을 놀라게 했다고 화상신보(華商晨報)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공안국은 지난달 12일 단둥의 한 사우나에서 여종업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허(何)모씨를 고의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허씨는 지난 3월 25일 단둥의 한 사우나에서 안마를 받던 중 미리 준비해 베개 밑에 감춰 두었던 흉기가 드러나 여종업원 저우(朱)모씨가 놀라 달아나자 그녀를 뒤쫓다 저우씨의 고함을 듣고 달려와 자신을 가로막은 여종업원 탕(唐)모씨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다.

허씨는 체포 직후 "죽고 싶었지만 자살할 용기가 없었다"며 "다른 사람을 살해하면 사형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진술, 조사를 하던 경찰을 놀라게 했다.

단둥 근교의 소도시 펑청(風城)이 고향인 허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와 싸워 퇴학을 당하고, 얼마 뒤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어머니가 재혼한 데다 어머니가 곧 간경화로 앓아눕자 지난해 가출했다.

단둥에서 식당과 노래방 등을 전전했지만 벌이가 시원치않아 이내 그만두곤 했던 허씨는 사귀던 여자친구조차 직업이 없다며 이별을 고하자 삶의 의욕을 잃었다.

자살을 결심, 압록강을 찾았지만 물속에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던 그는 고통 없이 죽을 방법을 찾다가 주사 한 대면 안락사할 수 있는 사형을 떠올렸다.

결국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르기로 마음먹은 그는 사우나를 찾아 여종업원을 상대로 실행에 옮기려 했으나 흉기가 탄로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그는 취재에 나선 현지 기자들에게 "내가 정말 죽게 되나요"라고 묻고는 "생각이 틀렸던 것 같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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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