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12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 경쟁 상대인) 포스코의 정준양 회장에게 축하의 말을 전해달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입찰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롯데가 포스코에 패배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 부회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정례 회장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쉽지만 포스코가 가져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직전에도 "포스코가 유력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향후 인수 · 합병(M&A)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해외 기업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유통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지난 7일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본입찰에 참가했지만 포스코보다 2000억원 정도 적은 가격을 써내 열세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두고 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건설 자금 악화설,밥캣 유상증자설 등이 근거 없는 악성 루머임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내 표정 보면 몰라요. 전혀 문제 없어요"라며 "누가 루머를 퍼트렸는지 모르겠는데 반드시 잡아내겠다"고 말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규제 완화 · 감세 등 확장적 정책 기조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년과 비교한 경기지표들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보이지만,지난해가 워낙 안 좋았던 탓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라는 게 회장단의 진단이다.

여기에 남유럽 경제위기,중국의 긴축 가능성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남아 있고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경계를 풀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정례 회의 후 이어진 만찬에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했다. 최 장관은 참석한 회장들에게 "경제가 나아져 고용도 늘고 성장률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 추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