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이 눈부시게 좋아지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이 거의 5년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고 실업률은 넉 달 만에 3%대로 안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년층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다.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회복 기조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민간부문에서 고용회복

고무적인 것은 민간부문이 고용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상용 및 임금 근로자가 증가했다는 사실도 매우 긍정적이다.

4월 취업자는 2392만4000명으로 경제위기 직전의 2008년 4월(2371만1000명)을 웃돌았다. 작년 같은 달보다는 40만1000명 늘면서 2005년 8월 46만5000명 이래 56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정부가 지난달 전망했던 증가폭인 30만명 이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다. 올해 1분기 전체 증가폭과 맞먹는 것이어서 작년 말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고용시장에도 본격 파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고용률도 59.1%로 올라섰다.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것인데 2007년 12월(0%포인트)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보였다. 증감폭은 2004년 12월(0.5%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경제활동 참가율도 61.4%로 높아졌다. 경기 회복과 함께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인력도 늘고 있는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민간부문 취업자가 30만3000명 증가해 3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2월 14만2000명,3월 19만2000명이었던 증가폭이 훨씬 커졌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4개월 만에 3%대로 내려갔고 실업자 역시 3개월간의 100만명 시대를 마감하고 90만명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노동시장 회복에는 희망근로 등 공공부문도 기여했지만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7.8% 성장하는 등 수출 호조와 내수 호전에 따른 경기회복의 힘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민간부문의 회복력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올 상반기 중 매달 30만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의 질 좋아졌다

외형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고용시장에 봄기운이 만연하다. 4월 제조업 취업자는 2000년 10월(15만9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건설업 취업자도 2007년 7월(0.2%)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영업자와 그에 딸린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가 임금근로자로 바뀌는 모습도 나타났다. 4월 중 비임금근로자는 693만명으로 24만명(전년 동월 대비 -3.3%) 줄어든 반면 임금근로자는 1699만4000명으로 64만1000명(3.9%)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상용근로자가 78만4000명(8.5%),임시근로자가 9만6000명(1.9%) 늘어났지만 일용근로자는 24만명(11.5%)이나 줄었다.

4월의 18시간 미만 취업자(102만8000명) 가운데 '일자리가 없거나 사업 부진 등으로 18시간 미만 일하였으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1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6%나 감소했다. 이 역시 노동시장이 좋아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달 수출 호조로 제조업에서 14만명의 일자리가 추가된 덕분에 그동안 줄어들기만 했던 광공업 취업자 수가 400만명을 넘었다"며 "그동안의 경기 회복이 고용으로 본격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실업은 여전히 문제

청년층 고용은 부진했다. 4월 취업자가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지만 30대와 함께 20대는 감소했다. 20대 감소폭은 8만6000명이나 됐다. 이 때문에 고용률도 58.4%에 그친 20대만 유일하게 하락했다. 물론 인구구조 변화로 20,30대 경제활동 인구 증가가 둔화된 탓도 있지만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실업자도 30~50대에서 줄어든 반면 20대는 1만1000명 늘었다.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은 8.6%로 올해 들어 가장 낮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졸 이하에서는 실업자가 줄어든 반면 대졸만 늘어난 것이나,취업경험이 없는 실업자가 39.3%나 증가한 것도 청년층 고용 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