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자진해산 거부 입장 고수

태국 정부가 자진 해산을 거부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UDD, 일명 레드셔츠)를 압박하기 위해 시위 지역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태국 정부의 이번 방침은 시위대가 11월14일에 조기총선을 실시하자는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의 타협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자진해산을 거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산선 캐우캄넛 군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시위대에 대한 강제해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12일 자정을 기해 시위장소 일대에 대해 단전.단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14일부터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두달 가까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UDD는 현재 방콕 쇼핑 중심가인 라차프라송 거리를 무단 점거한채 농성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선 대변인은 "단전.단수 조치와 함께 시위대에 대한 식량공급도 차단하는 등 라차프라송 거리를 완전히 폐쇄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라차프라송 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임시 거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도 "시위 정국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11월14일에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시위대가 12일 중으로 해산하지 않으면 정부는 시위 정국을 정상화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UDD는 정부측의 단전.단수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반정부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UDD 지도자인 웽 토지라칸은 "보안 담당 최고 책임자인 수텝 타웅수반 부총리가 경찰 범죄진압국에 출두, 군경과 시위대 간의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 대해 소명하지 않으면 시위대가 자진해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웽은 "시위대는 발전기 등의 장비를 갖고 있어 정부가 단전.단수 조치를 취하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다"며 "군경이 총을 사용해 시위대를 공격하면 맨손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군경은 지난달 10일 시위대에 대한 강제해산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25명이 숨지고 87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