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미주리 환경보호국 홈페이지 캡처
사진 = 미주리 환경보호국 홈페이지 캡처
미국 미주리의 한 호수에서 발견된 한 외래종 담수어가 현지를 발칵 뒤집었다. 생김새가 뱀 머리를 닮은 데다, 육지에서도 오랫동안 죽지않고 기어다니는 이 '공포의 어종' 때문에 군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CBS 방송 등 현지 언론은 최근 미주리주 호수에서 '노던스네이크헤드(북부 뱀대가리)'가 낚였다며, 주 당국이 포획 즉시 죽일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미주리주 환경보호부(MDC)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웨인 카운티의 스필웨이 호수에서 낚시꾼이 거대한 노던스네이크헤드를 낚았다"며 "물에서 꺼내 한참이 지났는 데도 살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낚시꾼은 깜짝 놀라 관청에 신고했고, 육군까지 출동했다고 한다. 이 물고기는 조사관에 인계된 뒤 4시간이 지났을 때도 멀쩡하게 살아있었다고 MDC 관계자는 전했다.

MDC의 해양 생물학자 데이브 크누스는 "노던스네이크헤드가 육군 공병대 등 여러 기관을 거친 뒤, 어획 당일 밤 11시가 돼서야 우리 부서로 가방에 담겨 회수됐다"면서 "그때에도 가물치는 여전히 살아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물고기는 다른 어종과 달리 물 밖에서도 며칠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주리 주정부에 따르면 이 담수어는 2019년 미주리주에 처음 등장했으며, 출몰한 것은 이번이 총 4번째다.

이 어종은 우리나라에선 보양식으로도 통하는 가물치다. 가물치의 머리 부분이 뱀을 닮았다고 해서 영어로 노던스네이크헤드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특히 미국인들에겐 무서운 모양과 물 밖에서도 숨을 쉰다는 점이 공포감을 심어줘 '프랑켄피시'라는 제목의 영화 소재가 되기도 했다.

가물치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선 흔한 어종이다. 우리나라에선 대략 40~60cm, 최대 약 1m까지 자란다. 가물치는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풍부한 담수어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몸길이가 최대 3m의 대형종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또한 공격적인 성격으로 미국의 토종 물고기를 잡아먹는 동시에, 먹이를 두고 경쟁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어류선박위원회(PFBC)는 "이 엄청난 생명력을 지닌 이 물고기를 물에 그대로 돌려보내면 하천 생태계가 빠르게 망가진다"며 "미국 전역에서 이 물고기를 보면 머리를 자르거나 배를 갈라 죽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물고기 식별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고 목격 위치를 기록해둘 것을 권고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