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패션기업 톰보이가 종합 패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본격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수천 톰보이 사장은 5일 "오는 8월 영국 청바지 '리쿠퍼'를 들여와 국내 백화점의 청바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종 영캐주얼 '톰보이진'이 있지만 애매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어 '리포지셔닝'을 통해 새로운 타깃층에 맞춰 디자인 등을 바꿀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한섬 같은 종합 패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또 속옷업체 일경(옛 태창)과 손잡고 연내 '톰보이 언더웨어'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톰보이진'과 함께 여성캐주얼 '톰보이',남성복 '코모도''코모도스퀘어',아동복 '톰키드' 등 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톰보이를 인수해 대표이사를 맡은 신 사장은 "직원들 마음의 불씨를 지피는 일부터 시작했다"며 "멈춰있던 피를 다시 돌려 살아 움직이는 회사로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3년간 회사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경영 방침만 고수하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이었다는 진단이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그가 제시한 것은 '해외출장'과 '승진'이다. 신 사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직원들의 승진은 물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패션기업인데도 해외출장이 단 한번도 없었다"며 "좋은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외로 시장조사를 보내 샘플도 사오게 하고,28명을 한꺼번에 승진시켰다"고 전했다. 또 요즘은 전국 350개 매장의 숍매니저들과 일일이 만나 현장의 소리를 듣고 있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신 사장은 "지난 2년간 광고마케팅 예산이 없어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은 탓에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었다"며 "투자자금을 확보해 매장 인테리어를 리뉴얼하고,스타 마케팅과 광고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되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10여명의 인력을 갖춘 고객만족센터도 마련했다. 그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아웃소싱 업체를 고용해 AS를 실시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는데 자체 수선실을 마련해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7년 여성복 '톰보이'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07년까지 30년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지만,창업자 별세로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고전하기 시작해 작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변신의 바람을 일으켜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20개 브랜드 가운데 매출 7~9위 정도를 차지하던 '톰보이'가 지난달엔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1643억원으로 급감했던 매출을 올해 1820억원으로 10% 이상 끌어올리고,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8월에는 미국에도 1호점을 낼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