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소프트한 정책은 그동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중국 정부의 단호한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이 천안함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한국에서는 북한의 소행이라는 물증을 너무 많이 찾아도 문제지만 너무 적게 찾아내도 우려된다는 시각이 있다. 북한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국민의 분노를 해소해 줘야 한다. 물증이 충분치 않으면 이번 사건을 유엔에 가져가더라도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변호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주목된다. "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무슨 조언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나.

"후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다시 천안함사태와 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할 수 있다. 중국이 한국,미국과 이번 사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중국의 소프트한 대북정책이 북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오히려 호전적인 도발만 늘려왔다. 그렇기에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드러나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징벌적인 대북 조치에 동참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천안함사태 와중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보나.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방중했다면 회담 재개엔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사태가 발생한 탓에 6자회담 재개는 역풍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이 회담 복귀를 선언하더라도) 한 · 미 간 분위기를 감안하면 6자회담은 6~12개월 뒤에나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

▼북한은 최근 화폐개혁에 실패했는데 김 위원장의 방중이 갖는 의미는.

"북은 경제적 지원을 원할 것이다. 불행히도 중국은 대북 지원을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유엔 제재와 6자회담에 저해된다. 6자회담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한다는 조건하에서 지원토록 했기 때문이다. "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