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백악관 경제팀은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 백악관을 탈출하는 게 관행이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그렇게 경제팀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경제팀은 어떨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년이면 집권 후반기에 들어설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팀을 계속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재정적자 해소,세제와 금융 개혁 등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경제팀의 엑소더스를 피하고 싶다는 것이다.

오바마 경제팀은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로렌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 의장,크리스티나 로머 경제자문위원장,피터 오재그 예산관리국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WSJ는 이 가운데 가이트너와 서머스가 남아 있을 예정인 반면 로머는 내년 초께 민간 복귀가 예상되고,오재그는 탈출을 한창 재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정부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경제위기 수습,개혁 입법 탓에 심신이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책 결정을 할 때 토론을 선호하고 다극적인 의사결정 구도를 선호하는 바람에 경제팀에 아주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WSJ는 이런 사정이 아니더라도 통상 미 대통령들은 임기 전반인 첫 2년이 지나면 자신의 경제팀 멤버들이 흩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경제팀은 과중한 업무에 지쳐있는 데다 보수가 훨씬 좋은 민간의 유혹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현재 연봉이 19만1300달러인 가이트너는 뉴욕 연방은행 총재 시절 41만1200달러를 받았다. 서머스는 헤지펀드 D.E.쇼의 이사이던 2008년 520만달러를 벌었으나 지금은 연봉이 17만2200달러 수준이다. 로머는 UC버클리 경제학 교수로 재직할 당시 연봉이 23만1998달러였는데 백악관에 합류하면서 17만9700달러로 줄었다. 의회 예산국장 출신으로 4년째 정부에 몸담고 있는 오재그 국장의 연봉은 19만9700달러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