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19년 1월,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영국 총리는 처칠에게 군수부를 떠나 육군장관과 공군장관을 겸임하도록 요청했다. 이는 곧 처칠이 육군성 수장이 돼 350만명에 이르는 영국군을 해산하는 책임을 맡는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일은 간단치 않았다. 전쟁은 끝났어도 상당한 규모의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데다 갑자기 모든 군대를 해산할 경우 국내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처칠이 공식 임명되기 이틀 전 군인들의 반란과 폭동사태가 불거졌다. 수천명의 군인들이 런던 관청가인 화이트홀에 집결해 귀향을 요구했다. 처칠은 그러나 그들을 처벌하는 대신 합당한 해결책을 내놓고 명령에 순응하는 군인에게는 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자리가 있는 병사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던 육군성의 기존 정책을 바꿔 최전선에서 복무한 사람이 가장 먼저 귀향하고 복무 기간에 따라 제대 순서를 정하도록 했다.

또한 러시아의 반(反)볼셰비키파를 지원하기 위한 파병은 징집병 대신 지원병으로만 충당했다. 징집병을 멀고 먼 러시아로 보내는 것은 옳지도 적절치도 않다고 판단했다. 육군의 수장으로서 어떤 군인이든 보낼 수 있었지만 그는 명백하게 합당하고 공평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야말로 어떤 권한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생,전쟁처럼》은 60여권의 경영서와 역사서를 집필한 비즈니스 작가인 저자가 윈스턴 처칠의 최고경영자적인 면모와 리더십을 25가지 교훈으로 제시한 책이다.

영국의 총리와 여러 장관직을 역임한 정치인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필가이며 종군기자,역사학자 등 수많은 이력을 가진 처칠이지만 가장 두드러진 이미지는 수많은 위기와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과 승리를 이끈 위대한 지도자라는 것.저자는 처칠이 거둔 기적 같은 승리의 원동력이 된 성공전략과 삶의 원칙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뉴스를 받아들이느니 만들어 내는 편이 낫고,비평가가 되느니 배우가 되는 편이 낫다"고 했던 처칠은 항상 사건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대명제였다.

혁명에 휩쓸린 쿠바와 인도,남아프리카 전쟁에 앞장서 뛰어들었고,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최전선을 주저 없이 방문했다.

또한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프랑스마저 독일군에 점령된 절망적인 상황에서 덩게르크 탈출작전을 성공시킨 그였다. 히틀러의 협상 제안에 대해서는 나치에 대항하는 승리의 'V'표시를 상징으로 삼아 국민에게 희망과 승리의 비전을 제시했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진실을 숨기거나 힘에 굴복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처칠의 삶에서 '위험으로 단련하라''실패를 통해 배워라''직접 확인하라''옳은 길을 가라''결코 다른 사람의 모자를 쓰지 마라''자신의 나침반으로 항해하라''가장 밑바닥에 최고의 가치를 두어라' 등 경영은 물론 개인의 삶에서도 견지해야 할 살아있는 원칙과 방법을 전해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