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를 놓고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유럽 국가들의 실리 챙기기도본격화되고 있다.

AP통신은 24일 오스트리아가러시아의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스트림은 러시아 국영회사 가즈프롬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러시아에서 출발해 흑해 해저를 지나 불가리아,그리스,세르비아 등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 사업이다. 전체 가스 소비량의 약 2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 EU가 대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추진중인 '나부코' 프로젝트의 '맞짱' 상대이기도 하다. 나부코 프로젝트는 천연가스 산출지인 카스피해 연안에서 러시아를 경유하지 않고 터키,불가리아,루마니아,헝가리,오스트리아로 연결되는 우회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두 가스관 사업 모두 2014년말 완공이 목표다.

오스트리아는 이날 러시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우스스트림과 나부코가스관 두 곳에서모두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나부코 프로젝트의 핵심 일원인 오스트리아가 경쟁상대인 사우스스트림프로젝트에 참여한 배경에는 자국의 가스 공급을 최대한 보장받고자하는 의도가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불가리아,헝가리도 두개의 프로젝트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이들 국가 모두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가 크다. 지나친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나부코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가스 확보를 위해선 러시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이들 국가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강경민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