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이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돈이 없어서' 또는 '시간이 없어서' 국내 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해외 대학은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 MBA들이 해외 유수 MBA와 손잡고 운영하는 복수학위제(Dual Degree)는 이러한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복수학위는 협정을 체결한 외국 대학에서 MBA 교육과정 일부를 이수하고 양교에서 각각 졸업장을 발급하는 것으로 현지 대학에 입학 · 졸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학생들은 복수학위제를 통해 해외 MBA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으로 국내 MBA에 다니면서 해외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위까지 얻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복수학위를 운영하는 MBA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며 각 MBA 스쿨들은 차별화된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내세워 지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여념이 없다.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스쿨 및 MIT 슬로언과 복수학위 협정을 맺은 것으로 잘 알려진 성균관대(SKK GSB)는 올해 법학과 경영학의 융합을 위한 JD(법학석사) · MBA 복수학위 과정을 신설한다. 이 과정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및 인디애나대 모러 로스쿨과 공동으로 운영된다.

미국 듀크대,프랑스 에섹대,중국 베이징대 등과 각각 복수학위를 운영 중인 서울대도 2년 만에 양교의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대 MBA 재학생들은 국내에서 통상 2년의 교과를 1년으로 압축한 인텐시브 코스를 거친 후 해당 대학에서 1년간 더 수학한 뒤 양교의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서울대는 이 밖에 미국 뉴욕대,홍콩중문대 등 7개국 14개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고려대 'S 아시아 MBA'는 중국 푸단대 및 싱가포르국립대와 함께 개설한 3개국 공동 MBA 프로그램으로 모든 재학생이 푸단대,싱가포르국립대,고려대에서 각각 한 학기씩 강의를 듣고 복수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MBA 및 파이낸스 MBA 과정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와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전 세계 22개국 57개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은 글로벌리더십 · 금융공학 · 산업보안 MBA 과정에서 각각 미국 조지메이슨대와 공공정책학석사학위(MPP) 과정을 복수학위로 운영한다. 학위 취득에 2년이 소요되는 일반 지원자와 달리 aSSIST 재학생들은 1년 안에 학위 취득이 가능하며 외국인 학생에게 적용되는 등록금의 절반 수준만 내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aSSIST는 프랑스 에섹대를 포함해 4개국 7개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중앙대는 전 입학생을 대상으로 중국 푸단대와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양교의 교육과정이 100%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학위 취득에 어려움이 없다. 이 밖에 모든 학생들에게 푸단대의 외국인 기숙사가 제공되며 현지 생활을 위한 중국어 강의도 이뤄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KAIST 테크노MBA 및 IMBA 과정은 회계 분야에서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법률 분야에서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각각 복수학위 협정을 맺고 있다. 또 금융MBA는 영국 로체스터대의 사이먼(SIMON)비즈니스스쿨,미시간주립대,런던시티대 카스비즈니스스쿨과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학교의 정보미디어MBA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셜비즈니스스쿨과 학생들을 교류하고 있다.

서강대는 미국 미네소타대와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영국 런던시티대 카스비즈니스스쿨과 복수학위 과정을 운영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