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정부기관과 정부출연기관을 제외한 공기업 23개의 부채가 지난해 36조원 늘어 잔액 기준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부채비율도 150%를 넘었다.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한국전력을 제외한 대부분 공기업들은 실적이 악화되거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기획재정부는 23개 공기업의 지난해 총부채는 36조1000억원(20.4%) 늘어난 21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53.6%로 전년도 133.5%보다 20.1%포인트 높아졌다.

부문별로는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의 부채가 많이 늘었다. 임대주택 건설 · 경제자유구역 조성 ·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 국책사업 본격화로 부동산 관련 공기업 부채가 24조3000억원 증가,부채비율이 465.5%로 치솟았다. 토지주택공사는 부채 109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524.5%로 높아졌다. 대한주택보증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보증손실충당부채가 9000억원 늘어 부채비율이 전년의 36.5%에서 69.4%로 급등했다.

에너지 부문 공기업도 자산은 9조2000억원 늘어난 데 비해 부채는 6조7000억원 늘어 부채 증가 속도가 빨랐다. 한국전력의 부채는 3조원 늘어난 28조9000억원,석유공사의 부채는 3조2000억원 늘어난 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석탄공사는 적자 누적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공기업들의 매출은 95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00억원(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조원(62.0%) 늘어난 2조7000억원,당기순이익은 2조원(706.7%) 늘어난 2조3000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전체 공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3%인 한전의 손실이 대폭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의 당기순손실은 2008년 2조9525억원에서 지난해 777억원으로 2조8748억원 감소했다. 한전을 제외한 나머지 공기업의 순이익은 3조2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