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끝난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우승자 필 미켈슨이 사용한 드라이버는 캘러웨이의 'FT투어'(7.5도)였다. 올해 미국 PGA투어 6개 대회 우승자인 어니 엘스(CA챔피언십 ·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짐 퓨릭(트랜지션스챔피언십),캐머런 베크맨(마야코바클래식)과 함께한 드라이버도 FT투어(사진)였다.

KLPGA투어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이보미(22 · 하이마트)가 제주 바람을 뚫고 우승컵을 차지할 때도 FT투어가 옆에 있었다. FT투어가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골프 전문가들은 올 시즌 새로운 '그루브(클럽페이스에 파인 홈) 규정' 때문에 골프의 흐름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 영국골프협회가 러프에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로프트 25도 이상인 5번 아이언부터 웨지까지 그루브의 모양과 크기를 작고 둥글게 만들도록 규제했기 때문이다.

이는 골프볼에 스핀이 덜 걸리도록 한 조치다. 이 때문에 볼은 더 부드러워지는 추세이고 티샷에서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해졌다. 드라이버샷을 멀리 날려 페어웨이에 떨구면 '레귤러 온'을 할 확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좋은 스코어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실제 미켈슨이 CA챔피언십 때 바람에 대처하기 위해 골프백에서 웨지를 한 개 빼고 드라이버를 2개 넣었던 것도 티샷이 좋아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상현 한국캘러웨이골프 대표는 "그루브 룰 변경으로 쇼트게임 변수가 커졌지만 결국 티샷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셈"이라며 "드라이버의 거리와 방향성이 아이언과 어프로치샷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어 프로들은 2005년 출시된 FT 시리즈를 선호한다. 첨단 '퓨전 테크놀로지'가 적용돼 방향성이 좋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드라이버의 무게는 300g 안팎이고,헤드 무게는 200g 정도다. 보통 드라이버 헤드는 티타늄으로 만든다. 그러나 FT투어는 헤드 페이스 소재만 티타늄을 쓰고 헤드 보디(몸체)는 가벼운 카본 합성물을 사용해 무게를 40g가량 줄였다. 그 대신 40g에 해당하는 무게추(웨이트)를 보디 뒷부분에 달아 무게중심을 헤드 뒤편 아래쪽에 뒀다.

보디 뒤쪽에 무게중심이 놓이면서 적절한 탄도(15~18도)를 찾고 방향성도 좋아졌다는 게 캘러웨이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프로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는 아마추어들이 의외로 많지만 대부분의 클럽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캘러웨이는 올초 'FT9'과 'FT iZ'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말 FT투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