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장기 국고채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에 글로벌국채지수(WBGI) 가입 전망까지 밝아 외국인의 장기 국고채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만기가 1년 넘게 남은 국고채 장기물의 외국인 보유액이 지난 3월 말 30조99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국고채는 만기별로 3년,5년,10년,20년물이 있는데 정부는 발행 이후 남은 만기가 1년 초과면 장기물,1년 이하면 단기물로 분류하고 있다.

외국인의 장기물 보유액은 2007년 말 25조8790억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말 20조1040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3월 말 20조819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6월 말 21조4690억원,9월 말 25조7450억원,12월 말 28조955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2007년 말 10조1780억원이던 외국인의 단기 국고채 보유액은 2008년 말 5조1640억원으로 급감했고 작년 내내 3조원대에 머물다가 올해 1분기에야 4조6370억원으로 다소 늘어났다.

장기 국고채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것은 한국이 안심하고 투자할 만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 목적으로 환율 헤지를 하지 않고 장기 국고채를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차익거래를 위해 주로 단기물을 샀던 과거 패턴과는 확실히 달라진 것"이라며 "매수 주체도 작년부터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기관투자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국고채 발행액에서 10년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상반기 13.9%,하반기 23.3%에서 올해 1분기 24.8%로 높아졌다. 20년물도 작년 상 · 하반기 각각 7.1%,11.7%에서 올해 1분기 12.6%로 치솟았다. 재정부는 작년 5~10%에 그쳤던 20년물의 발행 목표 비중을 올해 5~15%로 높였지만 벌써 최고치에 근접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난 데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과 보험사 등에서 장기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