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입니다. 가족이 아닌 타인 간 골수가 일치할 확률이 보통 2만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환자와 골수가 맞아 기증을 할 수 있게 된 큰 인연에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죠."

지난 6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한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한 조두현 에스원 서수원지사 출동선임요원(26)은 15일 "약 2주간의 골수이식 수술 및 회복 기간에 업무 공백이 없도록 도와준 회사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씨가 골수 기증을 결심하게 된 것은 2008년.군복무 시절 헌혈차 자주 찾던 헌혈의 집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서를 쓴 게 계기가 됐다. 그는 2001년부터 9년간 50번의 헌혈을 했다. 20여년 전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맬 때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로부터 기증받은 헌혈증서로 동생을 살릴 수 있게 된 뒤부터다. 조씨는 "동생이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 남을 도와야 겠다는 결심에 꾸준히 헌혈을 해 왔다"며 "이번 골수 기증으로 누군가에게 입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골수 기증에는 에스원 측의 배려도 힘을 보탰다. 에스원은 그가 골수 기증을 위해 입원한 5일부터 2주간을 공가로 처리해 줬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