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힘입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중 저점에 근접했다. 싱가포르 통화 절상 움직임과 외국인 순매수 급증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1.70원(-1.04%) 급락한 1112.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8년 9월12일 1109.10원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장중기준으로는 지난 12일 기록한 1111.20원보다는 1원 높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내린 1123.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외국인 매수에 따른 코스피 급등으로 역외에서 달러화 매물이 늘어나며 1115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후 환율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등락을 보였지만 역외세력의 매도세 확대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으로 장 마감 시점에 1112원 선으로 밀렸다. 이날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환율 변동폭의 상향 조정을 통해 통화 절상을 추진하기로 알려지면서 아시아 통화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위안화 절상 기대감을 확산시키면서 달러 매물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과 코스피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했다.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3일 만에 대규모 매수로 돌아서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한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았다. 외환전문가들은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나오면서 환율 하락세가 확대되기는 했으나 이미 증시나 채권시장에 선반영된 부분도 있는 만큼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추세적으로 1070원까지 하락할 수도 있겠지만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속도조절을 할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들도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