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단기화 2년9개월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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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자금의 단기화 정도가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금 단기화 비율은 지난 2월 19.0%를 기록해 2007년 5월 19.12%에서 6월 18.95%로 하락한 이후 처음 19%대로 올라갔다.
자금 단기화 비율은 금융권에 풀린 총 유동성(Lf.평잔) 가운데 현금과 요구불예금 등 협의통화(M1.평잔)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2006년까지 20%대를 유지하던 이 비율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2008년 9월 16.77%까지 내려갔다가 지난해 들어 18%대에서 오르내리더니 1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요구불예금처럼 실질적으로 당일 지급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를 M1에 포함하면 이 비율은 21.63%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금 단기화가 다시 심해지는 것은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장기간 유지되면서 예금과 채권 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기금리와 단기금리 차이가 좁혀지자 장기 금융상품에 돈을 묶어두느니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단기 상품에 맡겨두고 금리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심리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3년물 국고채 수익률에서 91일 물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을 뺀 장.단기 금리차는 7개월 연속 좁혀져 지난달 1.11%포인트로 11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강종구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미시경제연구실장은 "M1/Lf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예비적 또는 투기적 동기로 보유하는 통화가 많아진다는 뜻"이라며 "자금이 금리 인상만 기다리면서 실물로 흐르지 않고 금융시장을 맴도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와 장.단기 금리차 축소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가계부채를 조정하려면 조속히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가계부채(가계신용)는 2008년 말 688조2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733조7천억원으로 45조5천억원(6.6%) 증가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