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2대 변수로 미국의 첨단기술과 중국의 도시화를 꼽았다. 중국에서는 건국 직후 5개에 불과하던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119개(2008년 말)로 급증할 만큼 빠른 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됐다. 연해 지역을 시작으로 이뤄진 도시화에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힘의 원천이 녹아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의 등장을 용인한 중국 정부의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인 유연성이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는 "생산성이 낮은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대이동을 한 게 중국이 고성장한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마오쩌둥 시절 모든 직업은 정부가 할당했다. 농민의 도시 이주는 철저히 통제됐다. 개혁 · 개방 이후 그 규제의 끈이 느슨해지면서 2억2000만명이 넘는 농민공이 생겨났다. 도시로 밀려든 노동력은 '세계에서 가장 싼 인건비'라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했고,이를 보고 외국 기업들이 앞다퉈 밀려들었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을 분리해 거주지를 등록하게 하는 후커우(戶口) 제도 탓에 농민공은 도시민이 누리는 의료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해 사회 불안의 씨앗이 된 것도 사실이다.

미래 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선거'가 아닌 '성과'로 정통성을 인정받는 체제에서 장기간에 걸친 전략적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의 힘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관료들의 성과지상주의는 긴축 정책이 지방 정부에 제대로 먹히지 않을 만큼 부작용도 낳았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팀

조주현 특파원 오광진 강은구 김태완 주용석 박동휘 안정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