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치산 부총리와 전격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존 스노 전 미 재무장관도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실수"라고 언급해 양쪽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이르면 수일 내로 위안화 절상이 전격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뉴욕타임스)도 나온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베이징 국제공항 VIP 터미널에서 왕치산 부총리와 75분간 회담을 갖고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양측은 미 · 중 간 경제 관계,글로벌 경제 상황,5월의 양국 회담 등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고 회담은 건설적이었다"고 발표했다. WSJ는 가이트너 장관이 갑작스럽게 방중을 결정한 만큼 양측의 이견이 급격히 좁혀져 합의 수준에 이른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 방문에 앞서 스노 전 재무장관이 중국을 찾았다.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도 지난 6일 베이징을 방문,왕치산 부총리를 만났다. 그는 회동 직후 칭화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유연한 위안화 정책이 중국의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액션을 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발표가 이르면 12일 이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샤빈 중국인민은행 통화위원도 최근 한 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잦아들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곧 변동환율제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